관광산업 자생력 키울 것
여행객의 관광 패턴 변화는 관광산업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관광산업정책의 구체화 및 변화,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해 지난해 9월 관광정책국을 신설하고 관련한 7개의 과를 운영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그 중 관광산업정책관 산하의 관광산업정책과를 총괄하는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과 과장을 야놀자 본사에서 만나 숙박업계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관광 생태계 체질 개선, 강화가 관광산업정책과의 역할”
Q. 올 3월부터 관광산업정책과를 맡고 계십니다. 관광산업정책과는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까?
관광산업정책관 산하에는 관광산업정책과, 융합관광산업과, 관광개발과가 있습니다. 이 중 관광산업정책과는 관광산업에 관한 정책 수립과 시행 총괄, 관광 전문인력 양성 및 취업지원, 관광업계 종사자의 교육, 관광자격제도 운영 및 개선, 호텔업 육성지원, 중저가 관광호텔(베니키아) 체인화, 휴양 콘도미니엄업 육성 및 지원, 공유숙박 등 신규 관광숙박정책 등의 업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신사업으로 관광벤처기업 육성, 관광두레 조성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숙박업은 관광산업정책과에서 다루는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숙박업 활성화를 위한 관광기금, 시설자금, 운영자금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운영 중입니다. 또 숙박업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등급제를 한국관광 품질인증제로 일원화했으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관광산업정책과의 올해 주요 목표는 무엇입니까?
사실 정부에서 관광업을 산업정책 측면에서 검토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관광산업의 주 목표는 외래 관광객의 유치를 통해 숙박업, 음식점, 쇼핑 등의다양한 관광업종의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다양한 관광업종 종사자가 외래 관광객에 의한 낙수효과만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모두가 아시다시피 이러한 산업구조는 메르스, 중국의 한한령 등 외생변수를 겪을 때마다 취약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외래 관광객이 관광지에서 숙박시설에 묵고 기념품을 구매하고 음식점을 이용하면 모두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겪으며 관광하고 연계된 다양한 업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꾀하지 않고서는 자생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부임한 후 관광산업이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관광산업을 정책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의 경우 공통적으로 인력양성, 기술개발, 해외진출 지원, 금융지원 등의 정책적 세분화가 잘 되어 있어 분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관광산업은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콘텐츠 개발, 홍보 분야에 많은 부분이 집중되어 있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즉, 관광산업의 다양한 업종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 자영업자, 근로자가 어떻게 좀 더 튼튼해지고 생태계의 체질을 개선,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것이 바로 관광산업정책과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일자리 창출, 관광산업의 미래를 만들다”
Q.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 4월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문을 연 일자리센터는 관광분야 일자리 수급 불일치 해소와 청년 일자리 마련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관광인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구인구직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양질의 일자리 매칭, 실무능력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한 취업 특강과 멘토링 등 역량 강화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돼 오프라인으로 시설을 갖췄습니다.
특히 일자리센터는 단순히 구인구직 매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취업까지 성사시키며, 그 이후에도 DB를 추적해 관리하는 등 사후 서비스까지 가능하도록 기능을 대폭 보강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가 야놀자 평생교육원과 함께 개설한 신중년 호텔리어 양성과정도 좋은 성과를 거둬 2019년부터는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올 4월부터 관광산업 일자리 협의회를 격월로 개최하고 있으며 협의회를 통해 오는 11월 20~21일 양재 aT센터에서 관광산업 일자리박람회를 열게 됐습니다.
Q. 일자리센터와 함께 관광벤처보육센터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과 함께 관광산업의 미래를 위해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관광벤처보육센터를 마련,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육센터는 기업의 성장을 돕고 기업 간 교류를활성화하기 위한 기업 입주공간, 회의실, 다목적실 등 네트워크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입주한 41개 기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숙박, 여행 등)와 한복대여 등의 오프라인 사업을 펼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입주기업의 사업화를 위해 금융 연계 서비스, 사업모델 개발 컨설팅, 판로개척 등 다양한 각도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육센터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숙박업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저와 관광산업정책과에서는 관광산업에서의 혁신은 무엇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기존 서비스를 ICT 등의 신기술과의 융합 등이 있을 수 있겠죠. 그리고 이제 숙박업은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라 여행 서비스, 나아가 여가 전반을 포괄하는 플랫폼으로서 숙박업이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이곳 야놀자를 방문하고 느끼게 됐습니다.
“숙박업에 전문화된 관광숙박진흥법 추진”
Q. 숙박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공유숙박입니다. 최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개최한 ‘제4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에서 민관합동 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공유숙박은 여행객의 숙박 수요와 선호 패턴이 기존의 숙박업에서 다른 차원으로의 변화가 반영되고 있는 추세에 힘입은 것입니다.
문화와 사용자의 행태가 변화하면, 이를 어떻게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기존 숙박업계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시지역 내 내국인 공유숙박에 대한 문제를 두고 논의를 거쳤고, 앞으로도 많은 논의가 진행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기존 숙박업계의 어려움도 잘 이해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숙박업계의 발전을 위해 현재 관광산업정책과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의 관광진흥법은 숙박업부터 카지노업까지 모든 것을 규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법규 내에서 이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변화의 흐름이 너무 다양하고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는 이미 저희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관광진흥법을 나눠 전문화된 문법화를 추진 중입니다.
그 중 하나가 관광숙박진흥법의 별도 제정입니다. 만약 관광숙박진흥법이 제정되면 현재 관광진흥법상의 숙박업과 공중위생법상의 숙박업을 좀 더 긴밀하게 연계하는 정책적 지원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관광, 숙박의 일자리 부분에 대한 통계조사가 미흡했는데, 2019년 부터는 산업정책의 근간이 될 수 있는 통계조사 주기를 단축하는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좀 더 신뢰성 있고 시장상황을 반영하는 통계 기반을 만들 계획입니다.
Q. 끝으로 숙박업계 종사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정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에 대해 업계에서도 함께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관광산업정책과도 R&D를 더욱 확대하거나 규제 개선을 통해 제도적 한계점을 극복하는 등 산업 규모를 키우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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