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기지 주방장 반박글
모텔DR.등록일2009.09.21 11:17:34
조회2,688
---- 폭행 당한 주방장의 변 ---------------------
세종기지 폭행사건 피해자입니다
전 원래 22차주방장이 상당히 불미스런일(이일은 극지연구소측에서
부모님이 위독하다는걸로 은폐되었습니다)로 귀국조치를 당한후
1월 11일날 16일날 비행기를 타고 세종기지에 올거냐 말거냐를 결정하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 3년 연속 세종기지에 지원해서 꼭 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업하던 장사도 접어놓고 심지어 살던집까지 처분하지못하고
15일까지 장사를 하고 결국 이런 저런 준비로 이틀밤을 세우고 비행기에 올라서
세종기지에 갔습니다
도착해보니 21차 주방장도 없었고 22차 주방장도 없었습니다
인수인계를 전혀 받을수도 없었고 그곳 식자재는 제가 주문한것도
제가 정리를 해놓은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도착한날 저녁부터 만들었죠
음식을 하다가보니 2년전에 역시 그 총무에게 폭행을 당했던 46살먹은 고참대원A가 제게와서
“여기 대원들은 얼큰하게 해주면 좋아한다” 라고 했습니다
주방뒷편 계단에서 담배를 같이 피우며 제게 그렇게 말했고 저는 딴엔 고마워서
그렇게 음식을 해줬다가 난리가 났습니다
매운걸 싫어하는 대원들이 있었던거죠 복통을 호소하는 대원도 있었죠
그래서 맵지않게 해줬고 그후에 그 고참대원A가 제가 저녁에 핫바를 내놓았다가
그걸 트집잡아 “우리정서에 맞지않는다‘며 저를 호통을 쳤습니다
하계대원중에 젊은 여자대원들도 있었는데 그들앞에서 자랑스레 가슴에 털을
다보이게 펼쳐놓고 다니던 A의 정서는 저는 우리정서가 아닌 카우보이정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A대원과 심하게 언쟁을 벌였더니 그후론 제게 잘 대하던 대원들도 등을 돌렸습니다
그 A대원은 총무 다음으로 나이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2년전에도 이미 월동을
경험한 사람이어서 입김이 꽤 센 사람입니다 또 2년전에 A와 같이 월동을 한 고참대원이
현재 3명이 더있습니다
저외에 나머지 대원들은 다 이들과 작년 선발때부터 훈련도 같이하고 동고동락한 사람들입니다
제가 처음에 잘섞이기 힘들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물론 서로를 잘 이해하지못한 책임은 그들에게만 있는건 아니겠죠
그이후로 어떤 일이라도 꼬투리를 잡으려 애들을 썼고 저도 솔직히
어쩔땐 그들과 똑같이 감정적으로 대했습니다 저도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서로 감정이 치달아 있었습니다
물론 주동자가 있었죠 이곳은 나이많거나 발언권이 센 사람이 뭘하면 거의 다 따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심지어는 제가 체련장에서 런닝머신을 뛰면서 힘들어서 거친숨을 내쉬면
운동하면서 욕한다고 하더군요
그후론 런닝머신도 뛰기 싫어졌습니다
제가 옆에 있으면 무슨 꼬투리라도 잡으려고 하니 저도 그들을 피하게됐습니다
왜냐하면 전 쓸데없는 언쟁이나 충돌은 피하고 싶었고 싸우고 싶은마음이 없었습니다
싸워봐야 그들은 작년부터 동고동락해서 똘똘 뭉쳐있는데 저만 피해입을게 뻔했습니다
그래서 되도록 충돌을 원치않아서 피했었죠
그랬더니 그걸 가지고 저를 주방사무실(방이 아님)에만 쳐박혀있는 “히키코모리”라고 하네요 ㅎㅎㅎ
4월 중순에 대원들 11명이 탄원서를 썼습니다
제가 그들과 서로 화를 내고 언쟁을 벌이면 그들은 정당한 권리 주장이고
저는 주방장 곤조 부리는걸로 치부해버립니다
4월 소인사위원회에서 저는 대장,총무,유지반장,기상담당,생물담당 이렇게 5명이 있는곳에서
분명히 말했습니다 “나는 이것을 조금도 인정할 수가 없고 나도 그들이 상당히 마음에 안든다
그래서 날 보내고싶으면 마음대로하십쇼 요즘 광고내면 한국사정도 안좋은데 요리사들 구름처럼 몰려들겁니다“
분명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 세종기지엔 좋은 재료가 많이 있습니다
랍스터는 동지(남극최고의 명절,한국으론 하지시기)때 비스크소스와 크림소스두가지로 요리해줬고
꽃게도 찜이나 간장게장으로 해줬습니다
해삼은 두종류가있어서 해삼탕으로 해줬다가 한종류가 다떨어져서 다른종류를 썼더니
쓴맛이 너무 독해서 그 종류는 쓰질않았습니다
정말 씹어대기 쉬운게 음식이 성의가 없네 할줄을 모르네 이런겁니다
자기들끼리 뭉쳐서 그렇게 씹어대면 제가 뭐라고 할까요?
그리고 그 전 21차주방장이 주방내의 냉동고에 잔뜩 넣어둔 식자재들을 제가 정리하면서
못먹겟다고 판단된것들을 소각장에 버렸습니다. 나중에 그것가지고 트집을 잡더군요
제가 그걸 사진을 찍어뒀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태우는건 기계설비담당이 태웁니다
그래서 제가 그걸 소각장에서 태웠다는건 말도 안됩니다
제가 반찬을 만들면 거의 조금씩은 남습니다
되도록 남지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쩔땐 떨어지기도 합니다
전 세종기지에서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걸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전 그렇게 안하려고 노력했지만 모자라서 못먹게 할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기지 막내가가 식혜를 만들어서 대원들에게 줬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죠 그런데 식혜를 4번 만드는 동안 한번도 자기가 쓴 도구를 제자리에 둔적이 없습니다
처음엔 제가 그냥 치우고 말았는데 계속 그런일이 쌓이다보니
하루는 제가 그걸 지적하고 제자리에 두라고했습니다
그런데 구석으로 몰고가서 갈궜다니 ㅎㅎㅎ 복도 뒤쪽에 창고에도 제자리에 안둔 물건이 있어서
그쪽에가서 물어본겁니다 그걸 갖고 뭉쳐서 이상한 사람 만들더군요
아마 자기들 실험기자재를 내가 만지고 다른곳에 놔뒀으면 아마 쌩난리가 났을겁니다
세종기지엔 폭행사건이 비일비재했습니다
22년동안 매년 있어왔고 매년 묵살되어왔고 은폐되고 숨겨져왔습니다
그게 별거아닌건가요? 제대로된건가요? 올바른겁니까? 그렇다면 정말 엽기적 이네요
제가 나가는날 마지막 회의때 대원들한테 한말은 정확히 토시하나 안틀리고
“끝까지 월동생활을 하고 싶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개인사정(?)이 생겨서
이렇게 귀국을 하게 됐습니다. 이제 처음부터 동고동락한 오리지날 가족들만 남은 것 같네요
여러분들은 열심히 하셔서 좋은성과 이루셔서 뿌린대로 거두시는 보람찬 월동생활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걸 제가 미리 생각해둔거였거든요
이게 제 마지막 회의시간때 인사였습니다
그런데 니들끼리 잘먹고 잘살라고 했다구요? 세종기지대원들은 알겁니다 어떤게 사실인지를
그리고 제게 직접 전재규대원동상에 인사하라고 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전 이미 떠나기전날밤 새벽에 밖으로 나가서 전재규동상에 가서 얘기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먼저가게 됐습니다. 안녕히계세요” 이런건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닙니다
제가 처음온날도 전재규대원동상 맨아래에 담뱃불을 붙여서 한 대놓아두고
인사를 했으니 갈때도 인사를 한거였죠 다른게있다면 전날 새벽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담뱃불을 붙일수가 없어서 담배는 못올려뒀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뻔뻔스런 거짓말을 하고있는겁니까?
그리고 “음식하는 잘하는 사람 많으니 알아서 잘해먹겠죠” 이 얘기는 우루과이 아르티가스 기지에서
그 고참대원A한테 해준말입니다
그리고 대장이 뒷통수를 당했다구요? 폭행을 당한후 대장을 믿고 처벌해달라고 했더니
갖은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은폐하기 급급했던 사람이 이제 제게 뒷통수를
맞았다구요?
대장이 박사학위도 있고 많이배우고 책도 많이 읽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그런 박학다식한분은 대장으로써 책임을 가지고 처리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은폐하고 책임안지려는 행태가 꼭 시정잡배들과 다를게없다면 그게 학문과 지식이 흘러 넘쳐서
미국 유학까지 가서 연구원씩이나 한 사람의 기본입니까?
대장이 자꾸만 이일을 은폐하려들었을 때 대장을 믿었던 저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 마음 조금이라도 이해할수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때부턴 그냥 왠만하면 대장 입맛에 맞추는척하려 애썻습니다
전 정말 하루라도 빨리 그곳을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장에게 협조하는것처럼 했구요
제가 동영상을 갖고 있는걸 알았다면 제가 어떻게 됐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세종기지 대원들에게 얘기하겠습니다
당신들이 거짓말까지 하며 애쓰는 이유는 짐작이 가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어느정도인지 모른다면 거짓말을 하는것도
여러번 잘생각해서 하길 바랍니다
제가 그날 마지막으로 한말중에 뿌린대로 거둔다 라는 대목이 있었죠
거짓말로 나를 폄하해서 이 사건을 넘어가려 하지마세요
그렇게 되는일 없을겁니다
전 제게 어떤 피해가 있어도 물러서지 않을겁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한 세종기지는 영원할것인데
지금까지 은폐되고 숨겨져왔다면 앞으로도 그렇지않겠습니까?
내가 불리하고 말도안되는 거짓말로 공격을 당해도 대한민국의
영원히 지속될 세종기지를 위해서 물러서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