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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사고..살다살다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0xgene등록일2011.07.02 05:38:06조회1,459

	

어제 근무시간에 일어났던 일입니다.


새벽 1시쯤에 검은색 에쿠스차량 한대가 들어옵니다.

저희 주차장이 협소한 관계로 많이 헤매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주차해준다고 하고 차량을 넘겨 받았습니다.손님은 객실로 올라갔습니다

에쿠스 리무진이라 공간이 매우 안나왔습니다.그래서 뒤에 주차되있던 차량을 앞으로 빼고 넓어진 공간을 이용해서

주차할 생각으로 에쿠스의 시동을 끄고 나왔습니다.

뒤에 주차되있던 차량을 빼고 에쿠스에 시동을 다시 걸려고 하는데 보안키만 있고 차키는 없더군요.

손님에게 전화해서 차키를 달라고 하니까 손님 본인이 직접 내려와서 스스로 주차를 하시더군요.

그리고 손님은 객실로 올라갔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아침이 되자 에쿠스 손님은 차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한 한시간쯤 뒤에 다시 모텔로 돌아와서는 차량에 문제가 생겼다는 겁니다.

저는 그래봤자 기스나 조금 낫겠지,이 모텔에 입사한지 얼마 안됬으니 누가 기스를 냈던 상관없이 그냥 조용히 넘어가볼

생각으로 제가 책임 지겠다고 했습니다.그런데 막상 차 상태를 보니 이건 아니더군요.


참조한 그림을 한번 보세요


그 손님 에쿠스는 그림에 표시한 저 빨간 동그라미 안만 움푹 들어간 상태였습니다.모텔리어님들도 저 그림을 봐서 아시겠지만 저런 식으로 차가 손상되려면 범퍼 부터 손상되어야 합니다.그게 아니라면 돌출된 부위에 충돌하거나 아니면 에쿠스보다 차체가 높은 트럭이나 suv같은 차와 충돌해야 저런 형태로 파손이 되는데 우리 주차장은 그와같은 돌출된 부위가 전혀없고,또한 주차장내에 SUV나 트럭은 커녕 승용차 단 한대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내가 한게 아니다라고 그 손님한테 말했고 그 손님은 제 말을 듣더니 경찰을 부르자고 하십니다.

일이 커지는게 두려워 그러면 일단 사장님 올때까지 기다려보자라고 했습니다.


근데 사장님이 왔어도 저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더군요.


사장님은 오자마자 그 사람말 조금 듣더니 대뜸 제 잘못이라고 말하더니 시종일관 그 손님편을 들더군요.

저는 사장님이 일을 조용히 넘기려는 생각으로 그러시나 보다 하고 아무말 하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은 제 연락처와 모텔 명함을 주라고 하시더군요.그러면서 그 손님에게 하는 말이 나중에 견적 나오면 저하고 통화하라고

하시더군요.거기까지 아무말 안했습니다.

그렇게 손님이 떠나고 사장님하고 둘만 남았는데도 사장님은 아무말 안하더군요.그 사고를 제가 낸것으로 기정 사실화하고 이 문제를

덮으려는것 같아 보였습니다.저는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더군요.

돈 문제를 떠나서 내가 낸 사고가 아닌데 내가 낸 사고처럼 굳어지는게 기가 막혔습니다.

그 뒤로는 긴말 안하겠습니다.

저는 그 손님에게 전화해서 내가 낸 사고가 아니다,마음대로 해봐라라고 했고

그 사람은 경찰 대동해서 다시 방문했고,한참 신랑이를 벌이다 수리비를 절충하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제가 끝까지 법적으로 가보자고 하고 싶어도 CCTV녹화가 안되서 차마 그렇게 하진 못하겠더군요.


어쨋든 이번 일로 배운게 있다면 손님에게는 조그마한 틈도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과 사장은 내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장의 평소 언행과 이번일로 비춰봤을때 직원들을 생각하는 우리 사장의 마인드가 어떤것인지 아주 잘 알게되었습니다.


저는 졸업은 못 했지만 대학도 인서울 중상위권 대학에 군필에 몸도 아주 건강합니다.성격도 어디가서 모났다는 소리 한번 못 들어봤습니다.일도 어디가서 못한다는 소리 한번 못 들어봤습니다.얼굴도 못나지 않았습니다.다만 흠이 하나 있다면 집안이 가난하다는 것 뿐입니다.


제 지인들은 저보고 왜 이 일을 하냐고 이해안된다는 식으로 말 합니다.


등록금 벌어볼 요량으로 20살 여름방학때 단돈 5만원 들고 시골에서 올라와 시작한게 이 일입니다.

모텔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냉혹하기 그지없지만 모텔일도 모텔일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모텔일 시작한것에 대해 지금까지 후회 한번 없이 즐겁게 일해왔습니다.그렇지만 지금 처음으로 후회가 되네요.

제가 뭐 때문에 이 일만 보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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