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모텔일을 하지 않는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저는 모텔일을 2009년 6월부터 했습니다.
시작은 배팅이었죠.
당번이란 것을 하고 싶었지만 모텔일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조금은 무섭게 생긴 제 얼굴탓에
스스로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만 29세이던 본인은 금천구에 있는, 여전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텔업에 구인구직 광고가 나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안되는 이사란 사람이 경영하고 있는 모텔에서 일했습니다.
모텔!! 무서운 곳이더군요.
배팅이 사소한 잘못을 하거나 배팅각이 조금만 안나와도 청소팀은 쪼르르 이사란 사람한테 가서
이르더군요.
9층짜리 건물에 객실이50개쯤 됬나??
숙박은 단 하루도 만실이 아닌 날이 없었고 대실도 20개는 되더군요.
그상황에서 청소팀 인원은 배팅 하나에 청소이모 둘(거기는 청소이모도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하기 힘들었습니다. ㅋㅋ)저 같은 완전 초짜가 일하기는 버거운 곳이었습니다.
기본 배팅 뿐만 아니라 수건과 음료수 셋팅, 쓰레기 정리까지 하면서 청소 이모들에게 뒤지지 않기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정말 눈치 많이 보이고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뭐 그래도 거기는 내가 일도 서투르고 잘못하니까...
라는 생각으로 내잘못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관뒀습니다.
제가 그만 두겠습니다 라고 말하자 그 이사란 사람은 그럴줄 알았어 라고 말하며 짐싸서
나가라고 하더군요.
그 당시 사정이 매우 좋지 않던 본인은 바로 안산에 있는 모텔에 취업을 했습니다.
당번도 아닌 청소팀에게 월급을180만원씩 지급하는 곳이었습니다.
역시 괜히 페이를 180만원 주지는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만큼 힘든곳이었습니다.
주말 뿐만 아니라 보통의 평일에도 하루하루 입에서 단내가 나는것은 기본이었으니까요.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월급 보고 왔다가 하루도 견디지 못하고 때려치웠습니다.
뭐 하지만 식사도 좋았고 숙소도 좋았고 청소하는 사람을 여자들이 아닌 20~30대 한국남자들로만 모집하는
곳이었기에, 또래 젊은 남자들끼리만 청소팀으로 있다 보니 처음에 텃새도 있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사이도 부쩍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모텔일을 배워갔습니다.
저도 바보는 아닌지라 일이 점점 늘더군요. 배팅도 5분이면 여유있게 하나를 끊었고 몸도 점점 일에 적응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당번이었습니다.
일한지 몇달쯤 되었나? 당번이 새로 왔습니다.
그 모텔은 안산과 신촌, 두곳에 동일한 건물주 밑에 아들 둘이 하나씩 맡아서 경영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필요할때마다 한번씩 안산과 신촌에서 당번들이 교대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당번은 둘다 교체되었고 신촌에서 일하던 50살이 다된 당번한명과 신입의 20대 중반 당번이 왔습니다.
근데 이 둘의 행동이 가관인것입니다.
이 모텔은 당번들에게 과장이란 호칭을 주면서 청소팀 인사권을 주었습니다.
한마디로 당번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청소팀을 짜를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우리보다 어린 당번에게까지 과장님이라고 불렀고 당번들은 우리에게 이름으로 응대
하면서 살짝살짝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더군요.
뭐 거기 까지도 좋았습니다.
새로온 당번들은 기존에 당번들이 해왔던 업무들을 청소팀에게 하나씩 하나씩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당번과 캐셔가 해왔던 걸레빨기나, 객실점검, 일회용팩, 등등 당번들은 절대 프론트를 벗어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텔은 청소하는 사람 한명이 한층을 담당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배팅, 객실, 화장실, 복도까지 한명이 한층의 8개 객실을 완젼 책임지는 시스템이었고 웬만한 비품관리 까지 해야하는
곳이었습니다. 또한 더블청소까지 그날그날 사람을 정해서 청소팀이 하는 완젼 당번들에게는 파라다이스
같은 곳이었습니다. 물론 더블비는 당번들이 먹는 거죠.
거기까지는 뭐 알고 들어온거고 우리가 감수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참을만 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슬슬 맥주심부름과 당연히 당번들이 해야하는 객실 업무, 주방이모가
쉬는 날에는 밥까지 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 청소팀6명은 슬슬 반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무가 시작되는 아침에는 단한번도 빠지지 않고 항상 당번놈이 집합을 걸어 똑바로 해라, 다 지켜보고 있다,
지배인이 짜르라고 하고 있는거 내가 겨우 카바하고 있다 하지만 여차하면 짜르겠다, 니들이 여기만큼 월급
많이 주는 곳에서 언제 일해보겠냐, 잘해라 등등 협박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기분나쁘게 말과 행동을
하더군요.
그리고 얼마 안지나서 정말 한명을 잘라 버렸습니다.
이유는 능력이 안된다는 것이었죠.
나, 원... 웃기지도 않았습니다.
그 어린 당번놈은 근무설때마다 지배인 퇴근하면 우리 객실에 와서 술쳐먹고 객실이 없어 대실손님이
프론트에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데도 드라마(그때당시 자이언트 였습니다) 할시간되면 객실하나 떡하니
차지해서 문잠궈버리고 드라마를 한시간 다 보고 나오는 정말 무개념의 상징체 였습니다.
그런놈이 누구를 자른 다는 것이 말이 되는 건가요??
우리는 감정이 정말 폭발 직전까지 갔습니다.
당연히 그 당번들과도 사이가 급격하게 안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후 유난히 당번들과 사이가 불편한 우리중 한명을 또 자르는 것입니다.
그날 일과가 끝나고 퇴근하려던 사람을 객실로 부르더군요.
우리 가게랑 잘 안 맞는거 같아, 그만둬라.
1년이나 일한 사람이었는데, 이제 와서 온지 한달도 안된 당번놈이 우리 가게랑 맞지 않다는게 무슨말입니까??
그 짤리 형님은 당번놈에게 물어봤습니다.
어떤게 맞지 않느냐?
내가 청소 속도가 느려서 손님들을 많이 놓치냐? 아님 청소한것이 깨끗하지 못하여 손님들에게 항의가 들어오냐? 것두 아니면 술먹고 지각이나 결근을 했냐?? 모두다 아니랍니다.
그럼 뭐가 안맞는 것이냐?
그랬더니 지가 시키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다는 알쏭달쏭한 이애하기 힘든말만하더군요.
한참의 대화가 모고 갔고 결국 그만두는 것으로 하고 그날 그렇게 둘의 대화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일은 거기서 시작입니다.
그 짤린 직원은 스마트폰으로 그날 그 당번놈과 했던 모든 대화를 녹음했습니다.
우린 정말 더 이상 참을수가 없어 우리끼리 회의 끝에 다음날 녹음했던 내용을 들고 지배인과 면담 신청을 했습니다.
근데 그날 하필이면 지배인이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말 근무자와 교대한 늙은 당번놈이 우리가 이런식으로는 더 이상일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하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러면 나가라고 하더군요.
이 가게가 당신 꺼냐? 그래서 우리보고 나가라고 하는 거냐? 그렇게 물어봤더니 그렇다 이가게 내꺼다!!
그러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지배인 얼굴 한번 못보고 일용직 과장 당번놈에게 쫓겨났습니다.
나중에 친하게 지내던 그가게 캐셔한테 들은 얘기인데 한 2,3주 동안 당번둘이 오는 손님 거의 받지 못하고 좃뺑이
깠다고 하더라구요, 직원 구인도 거의 안되는 상황에 당번둘이 청소했다고 합니다.
우리한테는 청소 속도 느리다며 자기가 하면 객실하나에 10분이면 완전 꺠끗하게 청소하겠다는
놈들이 하루에 스무개 남짓 객실을 팔았다고 하더군요.
몇일이 지나 월급날이 가까이 왔습니다.
20일 넘게 일한분량이 있어 적지 않은 돈을 받아야 할게 있었습니다.
월급날을 하루 남기고 전화가 왔습니다.
늙은 당번놈 이었습니다.
니들이 한꺼번에 나가서 가게에 손해가 어마어마 하기 때문에 월급을 줄수 없다.
억울하면 신고해라 라고 하더군요.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신고를 해야겠다 싶어서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오더니 야 다시 월급을 주겠다 그대신 니들이 받아야할게
140쯤 되는데 가게에 손해를 끼쳤으니까 90밖에 못주겠다. 그러더군요.
노동청에 신고했습니다.
나중에 노동청에 지배인과 늙은 당번놈이 나왔습니다.
우리는 담당자(사법 결찰관인가?) 앞에서 녹음내용을 틀어버렸습니다.
당번놈과 지밴인 얼굴이 볼만해지더군요.ㅋㅋㅋ
녹음을 다 들은후 담당자가 지배인에게 그러더군요, 급여 지급하라고....
그 지배인도 두말없이 아!~난 지급이 다 된줄 알았다며 바로 가게에서 지급해주더군요.
덧붙여 말하자면 그 새로온 당번놈들때문에 몇년간 일 잘하던 캐셔 한명도 우리보다 2,3주 앞서 관뒀고 3년인가
4년인가 일하시던 주방이모도 우리랑 비슷하게 관뒀습니다.
그후 모텔 생활을 1년정도 더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상황이 좋아져 지금은 평범한 직장에서 평범한 일을 하고 있답니다.
아직 일화가 더 있으니 궁금하시면 리플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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