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이라도 명예훼손
익명등록일2016.03.14 0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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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린 글이 사실이라도 비방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토록 규정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014년 5월 개정 전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 대해 재판관 7 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조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현재 개정된 조항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비방'이나 '목적'이라는 용어가 정보통신망법에서만 사용하는 고유 개념이 아니고 일반적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법령에서도 사용하는 일반적인 용어"라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 없이도 일반인들이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불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 사건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에 따른 폐해가 심각한 상황으로 규제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명예훼손적인 표현을 규제함으로써 인격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조항은 명예훼손적인 표현을 규제하면서도 '비방할 목적'을 추가로 요구해 규제 범위를 최소한도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스스로 표현행위를 자제하는 위축효과를 일으킨다"며 "정보통신망에서 비방할 목적으로 이뤄지는 명예훼손 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더라도 반박문 게재나, 게시글 삭제 요청, 민사상 손해배상 등 형사처벌 외에 다른 덜 제약적인 명예훼손 구제에 관한 제도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대법관은 "해당 조항이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고 더구나 징역형까지 부과하도록 규정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최모씨 등 2명은 인터넷 게시판에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글을 게시해 벌금형을 받자 해당 조항이 헌법에 반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하자 헌법소원심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