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수다방

커뮤니티운영정책

만술 아비의 축문
익명등록일2016.09.05 17:14:00조회2,235

	

만술아비의 축문


                    - 박목월 -


아베요 아베요


내 눈이 티눈인걸


아베도 알지러요


등잔불도 없는 제삿상에


축문이 당한기요


눌러눌러


소금에 밥이나 많이 묵고 가이소


윤사월 보릿고개


아베도 알지러요


간고등어 한 손이믄


아베 소원 풀어드리련만


저승길 배고플라요


소금에 밥이나 많이 묵고 가이소



여보게 만술(萬述) 아비


니 정성이 엄첩다


이승 저승 다 다녀도


인정보다 귀한 것 있을락꼬


망령(亡靈)도 응감(應感)하여, 되돌아가는 저승길에


니 정성 느껴 느껴 세상에는 굵은 밤이슬이 ​온다.


-


​* 티눈- 까막눈


* 엄첩다- 대견스럽고 엄청나다.​


1연의 화자는 제사를 지내는 아들이고


2연의 화자는 제3자다.


​1~2행에서는 시적 화자의 문맹(文盲)을, 3~4행에서는 제사상에 촛불조차 없음을,


5행에서는 제문(祭文)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제사상에 촛불조차 없을만큼 가난하고 까막눈이니 제문을 써 붙일 리 없다.


생전 아비가 좋아했을법한 간고등어를 올려놓고 마음을 달랬으면 하건만 보릿고개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저 소금과 밥을 올려놓고 많이 드시고 가시라 한다.


그저 많이 드시고 가시랄밖에


우리 정서가 찬은 없어도~ 비록 차린 건 없어도 "많이 먹으라" 하지 않던가.


아들은 ​차릴 게 없으니 밥이나마 눌러 눌러 정성스럽게 퍼담은 것이다.


 


이에 제 3자가 만술아비에게 말한다.


없는 살림에 정성이 갸륵하구나. 인정보다 귀한 것이 있겠는가하고.


아버지도 그런 아들의 처지를 알고 또한 정성만큼은 알테니 되돌아가는 저승길에


눈시울 적실 거라 말한다.


굵은 밤이슬은 아비의 눈물이다.



인정과 정성이 첫째다. 절차와 형식은 그 다음이다. ​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수 등록일
2927 해당 글은 블라인드처리 되었습니다. 익명 83 16.09.06
2926 관리자님 궁금해서 올린건데 왜 삭제 했나요?(25) 익명 2216 16.09.05
2925 만술 아비의 축문(6) 익명 2235 16.09.05
2924 제가 이상한건가요???(51) 익명 2640 16.09.05
2923 수원 블랙업소....(13) 익명 2337 16.09.05
2922 결국 관리자가 문제 아닌가?(19) 익명 2607 16.09.05
2921 이바닥 죄다 블랙이니까 퇴사할때 노동청가서 적금이나 수령하면된다(12) 익명 2164 16.09.05
2920 주차없는 모텔에서 일하고있습니다 답변좀요(38) 익명 3386 16.09.05
2919 혹시 천호동 근무환경 어떤가요?(6) 익명 2007 16.09.05
2918 노동청만을 외치며 남의 말을 조롱하고 다른 시각을 묻어버리려는 인간은 악덕업주와 다를 바 없다.(42) 익명 2693 16.09.05
2917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7) 익명 2115 16.09.04
2916 배팅알바(10) 익명 3202 16.09.04
2915 주차잘하는법 있나요?(35) 익명 3235 16.09.04
2914 남자둘 토요일 숙박(26) 익명 2413 16.09.04
2913 갑자기 궁금.. 여기 광고모델 남녀 남매아닌지. (15) 익명 2240 16.09.04
2912 청소어디까지 도와줘야하는지(26) 익명 2718 16.09.04
2911 수원에서 일하는 모든 당번및 근로자들이여 모두들 노동청신고를 더욱더 투철히합시다(18) 익명 1977 16.09.03
2910 다들 노동청 갈준비덜은 되었지??(12) 익명 2030 16.09.03
2909 며칠재숙한 노가다들한테 청소해논방을 씻고 4~5시간 쉬었다가면 대실값 받는게 잘못된건가요?(10) 익명 2180 16.09.03
2908 수원에서 호텔운영하는 업주다 당번들아 봐라(105) 익명 2706 16.09.03
주식회사 호텔업디알티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 691 대륭테크노타운20차 1807호 | 대표이사: 이송주 | 사업자등록번호: 441-87-01934 | 통신판매업신고: 서울금천-1204 호
| 직업정보: J1206020200010 | 고객센터 1644-7896 | Fax : 02-2225-8487 | 이메일 : [email protected]
Copyright ⓒHotelDRT Corp.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