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몇살인지, 경력이 얼마나 됐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업계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있다면 곰곰히 생각해보자.
(혹시 이 업계에 발을 들일 생각이 있는 병아리들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잘 듣거라.)
난 이 바닥 14년차다.
28살때 처음 시작해서 지금 42살이다.
처음 시작할때만해도 월급이 적지 않았다.
기본급에 맥주 더블 등 합쳐서 월평균 기본 300은 항상 넘겼다.
그 나이 때의 친구들에 비해서는 많이 받는 편이었다.
그래서 계속 이 일을 했지.
점점 이 바닥의 생리를 알게 되면서... 참 지저분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특히 40~50대 불륜.... 주말에 바쁠때 정신없이 배팅치다보면 차갑게 식어버린 체액이 손에 묻는다...
시트위의 온갖 얼룩... 피... 털.... 그런것들을 치우고....
업장 잘못 만나면 허구헌날 뚫어뻥 가지고 다니면서 손님이 싸놓은 배설물 속에 집어넣고 펌프질을 한다.
화장실 막혔다고 방 바꾸어주기에는 청소등의 문제가 또 있으니..... 어쩔수 없이 뚫어뻥을 가지고 간다..
남자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자똥도 있다.
내가 화장실로 들어가면 손님은 얼마나 민망할까....
암튼 뭐 그렇다.. 이 생활이.
그렇게 돈은 또래 친구들보다 많이 받았지만, 어디가서도 속편하게 "나 0000에서 일해" 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직급은 대리 과장이지만 (우리 모두 알지 않는가..) 일반 회사의 대리과장의 직급이 아니다.
그냥 누구나 초보면 대리가 되고, 경력이면 과장이 된다.
그렇게 30대 중반을 향해가니까, 친구들이 슬슬 결혼을 한다.
중소기업이라도.... 작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이 결혼을 한다.
난..... 여자친구가 계속 있었지만..... 항상 캐셔였다..
소개팅도 했었지만, 자격지심 때문인가.... 내 직업을 말하기가 참.... 부.끄.러.웠.다.
또한, 이 업계가 이직이 너무많다...
손님 스트레스... 주차스트레스... 미친 지배인.... 의심병걸린 사장.....
나 역시 한 업장에 2년 이상 있던 적이 없다.
평균 1년이다.
지금까지 14년간 내가 거쳐간 곳이 서울 경기에만 거의 10곳일 것이다.
한 직장에 오래다니는 친구들 보면 참 부러웠다.
나도 그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수 없다.
이직을 할 수 밖에 없는 또다른 중요한 이유는....
급여 인상이 어렵다.
재직중에 인상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직하면서 급여를 더 주는 곳을 찾아갈 뿐이다.
그런데 웃긴 것은... 과장 월급은 내내 거기서 거기다.
지배인 타이틀을 달아야 되는데.... 난 지배인하기 싫다.
1년조금 넘게 해봤는데.... 그냥 싫다.
너무 이 바닥에 오래 있다보니.... 그냥 당번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마음편하다.
그러다보니 40이 되어있었고.... 월급은..... 28살때 받던 그 금액이다....
세후300~330 (물론 소득신고는 최저로 해놓았다.)
격일을 하다보니.... 연휴고 뭐고 없다....
남들처럼 빨간날이라고 좋아할 이유도 없다.
여름휴가?
3일이다.
격일 근무끝나고 바로 휴가 출발.... 첫날을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한다.
휴가 돌아와서 바로 격일.....
이게 무슨 의미 있는가....
말이 길어져서 미안하다.
오늘이 금요일이라 예민해있어서 그렇다.
다음주 월요일이 한글날 대체휴일인데....난 근무다...
오늘은 쉬는 날인데.... 친구들 만나서 나도 "불금" 이란 것을 보내보고 싶다.
아무튼..... 항상 마음속에는 이 바닥을 떠나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이 나이에 갈 곳도 없고... 이 일 아니면 할줄 아는 것도 없다....
지금 당번일 하고 있는 후배들아....
아직 30대라면.... 그리고 이 업계를 떠나고 싶다면....
그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당장은 새 직장 구하느라 힘들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힘들것이다.
그렇지만 나이 40이 지나면 더욱 힘들어진다.
깊게.. 곰곰히.... 큰 그림을 생각해라.
더 늦기전에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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