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로고

남극 세종기지에서 대원들 간의 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21일 밤 11시 35분쯤 세종기지 조리대원 A(38)씨는 기지 생활관 1층 식당에서 술에 취한 박 모(46) 총무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이같은 사실은 피해자 A씨가 당시 장면이 녹화된 CCTV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이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동영상 속에서 박 총무는 A씨를 거세게 밀어 넘어뜨린 뒤 의자와 식당 집기를 집어던지고 주먹과 발로 그를 폭행했다. 박 총무는 옆에서 말리던 다른 직원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양주를 담은 얼음통으로 A씨의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지난 12일 귀국한 A씨는 "박 총무는 2년 전에도 폭력을 휘두른 적이 있고, 세종기지에서는 매년 폭행 사건이 발생한다고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A씨로부터 폭행 사실을 전달받고 곧바로 진상 조사를 벌여 이달 초 1년 계약직인 박 총무에게는 계약 해지 징계 조치를 내렸고, 기지 책임자에게도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귀국 후 일부 언론을 통해 "세종기지 및 관할 극지연구소 측은 폭행 장면이 찍힌 CCTV 영상을 삭제하는 등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고 한다"고 주장했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및 경찰 수사의뢰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극지연구소 측은 폭행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의 삭제된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종기지에는 현재 19명의 대원들이 근무 중이며 1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