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입장에서 중요도가 커지고 있는 챗봇
호텔 컨시어지를 대체할 것
- 2019.01.25
- 에디터 : 김영학
포시즌스 호텔앤리조트는 2017년에 자체 앱,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 SMS를 이용해 고객이 소통할 수 있는 포시즌스 챗(FourSeasons Chat)을 도입했다. (자료: 포시즌스 호텔앤리조트)
IT 업계에서 아시아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빠르게 기술을 시험하고 수용하며 새로움에 적응하고 있어서다. 숙박업도 최근 몇 년간 다양한 기회를 잡기 위한 시도를 끊임없이 추진하고 있다. 특히 챗봇이 호텔 컨시어지를 대신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로 꼽히고 있다.
챗봇(Chatbot)은 숙박업의 컨시어지에서 수행하는 거의 모든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통합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국가 중 챗봇을 수용하고 발전시키는 데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산업의 호황을 누리면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을 숙박업을 비롯한 관광산업 전반에 고루 활용하고 있다.
숙박업 전문 챗봇 서비스 등장
이미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일본 내 숙박업소에서는 챗봇 서비스가 점차 보편화 되고 있다. 특히 숙박업 등 환대산업을 타깃으로 한 전문 챗봇 서비스도 등장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비스포크(Bespoke)는 2017년 인공지능 컨시어지 기능을 수행하는 환대산업 전용 챗봇인 비봇(Bebot)을 출시, 숙박업을 대상으로 급속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7년 츠타온센과 호텔 조가쿠라를 시작으로 홀리데이 인 오사카 난바, 그란벨 호텔, ANA 홀리데이 인 센다이, 호텔 뉴 오타니 도쿄 등에 이어 2018년 11월 말에는 교토와 도쿄에 위치한 로얄 파크 호텔에도 적용됐다.
비봇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언어 장벽을 해소하고 관광객의 숙박시설과 관광 편의성을 제공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지역 내 다양한 문화를 즐기도록 하는 데 있다.
이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비봇은 숙박 예약이 완료되는 즉시 접속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스마트폰 브라우저 화면을 통해 체크인할 때까지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는 방법’이나 ‘호텔 내 이용가능한 편의시설’ 등과 같은 다양한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면 명쾌히 답변을 내놓는다. 특히 365일 실시간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에 사용자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다.
만약 숙박시설 주변의 관광지가 궁금하다면 비봇의 환영 메시지에서 표시된 ‘관광 안내’ 버튼을 클릭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관광 안내 버튼을 클릭하면 직원이 추천하는 관광 코스를 안내해 주며, 관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통수단과 버스 정류장 안내도 가능하다. 또 목적지에 따라 현재 위치에서 버스정류장까지의 정보도 링크를 통해 제공해준다.
비봇의 또 다른 장점은 음식점 안내 기능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은 스시, 튀김, 꼬치 구이 등을 비롯해 지역 특징을 살린 요리까지 추천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토의 경우, 교토 오반자이, 교토 전통요리인 교료리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호텔 컨시어지에서 엄선한 레스토랑을 소개하고 동시에 ‘채식 메뉴 가능’, ‘개인실 있음’, ‘아이 동반 가능’, ‘영어 메뉴판 있음’ 등과 같은 상세 이용정보도 함께 소개해 준다.
일본의 비봇은 숙박업과 관광산업에 최적화된 챗봇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고객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호텔 뉴 오타니 도쿄에 적용한 비봇 모습 (자료: 비스포크)
숙박업에 챗봇이 중요한 다섯 가지 이유
최근 수년간 다양한 업계에서 챗봇을 이용해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중요성은 앞으로 더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봇이 숙박업계에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운영비 절감이 가능해진다. 위 비봇의 사례처럼, 최대 3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1년 365일 연중 무휴로 고객의 질문에 응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그로 인해 업소 내 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사용자의 참여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전화 응대를 제때 못하거나 홈페이지 내 질문에 적절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는 곧 잠재고객의 상실로 이어진다. 반면 챗봇은 고객이 요청하는 정보를 단계별로 해석해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므로 시나리오 상의 위험요소 최소화가 가능해진다.
셋째, 챗봇을 이용한 고객과의 빠른 상호작용은 트렌디한 기술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와 같은 고객의 유입에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생각보다 새로운 앱을 자주 다운로드하지 않으며, 대중적으로 알려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을 선호한다. 많은 기업들이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메신저 챗봇 서비스를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넷째,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챗봇의 가장 큰 강점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축적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한다면, 이는 고객 중심의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원하는 객실 유형, 서비스 종류, 관광지 등의 정보를 수집해 향후 서비스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높일 수 있다. 일본의 비봇처럼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중국인, 일본인 등에 대한 언어적 대응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들이 원하는 정보 제공은 물론, 면대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적 차이나 불편한 상황을 줄이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홀리데이 인 오사카 남바에 적용된 비봇의 채팅 모습 (자료: 비스포크)
여행객은 정말 챗봇을 필요로 할까?
그렇다면 실제로 여행객은 여행이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데 있어 챗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미국의 인공지능 기반 챗봇을 개발하는 험리(Humley)는 최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행 및 환대산업 내의 온라인 경험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의 불만과 선호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4분의 3 이상이 여행 경험 향상을 위해 챗봇에 크게 의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소비자의 대부분은 항공사 카운터에서 표를 구매하지 않는다. 응답자의 84%는 여행할 때 예약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더 나은 조건의 숙박시설을 예약하기 위해 검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자 중 49%는 여행 예산 내에서 예약 가능한 호텔을 찾기 위해 4~7개의 사이트를 방문한다.
이는 더 나은 조건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일 것이다. 일단 예약이 완료되면 여행 준비에 대한 정보는 비교적 쉽게 습득한다는 의견도 88%였다.
하지만 25%가 웹사이트가 혼란스러워 잘못된 항공편, 호텔, 렌털 서비스를 예약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을 볼 때 온라인 예약 과정이 UX 측면에서 최적화되지 못해 이용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험리의 최고 기술 설계자인 아담 해럴드(Adam Harrold)는 “여행객은 여행 계획의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며 “챗봇이 절실히 필요하고 유용한 도구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모든 챗봇이 고객 거래를 탐색하고 항공편이나 객실을 예약하고 목적지를 습득하는 것에 능숙한 것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상용화된 수많은 챗봇 중 최적화된 솔루션을 찾는 것이 아직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새로운 여행지에서 여행객이 이용할 수 있는 옵션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여행객의 판단을 흐리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소비자는 쉽게 예약할 수 있는 솔루션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솔루션 중 챗봇을 실현 가능한 방법 중 하나로 꼽았다. 3분의 1 이상은 계획을 세우거나 예약 시 다양한 옵션을 비교할 때 챗봇 사용에 긍정적이었다. 그리고 87%는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면 여행용 챗봇과 상호작용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미 대부분의 소비자는 인터넷 세상으로 눈을 돌렸다. 이는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응답자 중 약 70%가 웹사이트에서 목적지에 가는 방법은 물론이고 여행계획까지 조사하고 결정한다.
반면 친구와 상의하는 경우는 16%에 그쳤다. 또 컨시어지로서 제대로 기능한다는 조건 하에 챗봇과 소통을 하겠다는 사용자도 80%에 가까웠다.
여행과 숙박 관련 문의, 예약을 돕는 챗봇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그들이 원하는 정보가 업주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챗봇이 사용자가 던지는 질문의 큰 맥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간단하고 명확하고 번거롭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은 거의 모든 산업에 적용될 것이다. 이제 숙박업도 그 조건을 수용하고 더 나은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 수립에 소극적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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